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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을 굶 고 있 습 니 다

from 구토 2012/01/27 03:46

어제였나, 그제였나
눈이 내리고 있었던가, 쌓여 있었던가
가물가물
버스 정류장에 가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에 걸려 놓친 버스
한 대를 바라보는 내 앞에
한 사람이 엎드려 있었다
40대 쯤, 건강해 보이는 등이
축 처진 목으로 이어지고 눌러쓴
야구모자 앞에 놓인 통에는
밥 을 굶 고 있 습 니 다
못 쓴 글씨로
천 원짜리 한 장을 넣으며 보니
앞에도 누가 천 원 한 장 두었다
꾸벅이는 고개를 피해 엎드린
그의 발치에 섰다
신호는 어쩐지 길어서 꾸역꾸역
모인 사람들 중에는 한가운데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
날은 추워 손이 곱아도 시간은 움직여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은
사선으로 질러 아스팔트를 밟았다
꾸벅이는지 조아리는지
흔들리는 그의 목에 붙은 얼굴
못난 코 끝에서
물방울이 빛났다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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