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렸던 시절, 평생 기자로는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고등학생 때 잠깐 사진 기자 정도를 염두에 두었던 것 외에는 아직 그 다짐에는 변화가 없다. 그것은 詩 대신 기사를 쓰는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풍요롭지 못했던 가정 형편, 그리고 기사를 쓸 때마다 방을 가득 채우고 벽지를 누렇게 물들였던 아버지의 담배 연기를 생각하며 한 다짐이었다. 또한, 끓어 넘치지 않는 글은 끝끝내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다짐이다.
기자가 되기로 했다. 2008년 하반기를, 인터넷 신문사 Prometheus의 기자로 살기로 했다. 지금 기자가 되는 것은, 이후에는 영영 기자가 될 수 없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 기회가 닿으면 잡지나 신문에 글이 실리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기사가 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하는 일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먹고 살기 위해 글을 쓰지는 못할 것임을, 혹은 내 앞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가만히 지켜보며 글로 쓰는 일을 하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하는 일이다.
반평생을 마음에도 없는 기자 생활을 하며 살았던, 歸去來를 말하는 개구리들에게 지친 욕지기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를 이해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건 저렇건 평생 글을 쓰며 살 테니, 이 참에 내가 쓸 수 있는 글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해 보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대끼고 치이는 세상, 한 발짝쯤 물러나 가만히 관찰하는 어쩌면 비겁한 여유를 얻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 속에서, 반년 동안을, 기자로 살기로 했다.
